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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경의 시콜세상]온라인 석사학위 확대한다고 외국인 유학생 몰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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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경의 시콜세상]온라인 석사학위 확대한다고 외국인 유학생 몰릴까?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1.11.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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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이의경 대진대학교 경영학과 교수/공인회계사

구직자 정보비대칭 제거해 노동시장 실패 막는 역할 포기
학위의 질 철저하게 관리함으로써 공교육 신뢰도 높여야
ⓒi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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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는 지난달 28일 내년부터 일반대학에서도 원격수업만으로 석사학위를 받을 수 있게 한다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작년 9월에 발표한 디지털 기반 고등교육 현신 지원방안을 구체화한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코로나 사태로 원격수업이 보편화되고 유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온라인 학위 과정의 필요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21개 사이버대학이 학사과정을 온라인으로 운영하고 있고 이 중 7개 사이버대학은 이미 석사과정까지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서울사이버대, 서울디지털대, 열린사이버대 등은 온라인 과정만 운영하지만 고려대, 한양대, 경희대, 세종대와 같은 대학들은 일반대학 이외에 사이버대학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른 일반대학들까지 온라인 석사과정을 추가한다고 해서 교육부 기대대로 외국 유학생들을 더 유치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 의문이 든다. 왜냐하면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기존의 사이버대학들도 학생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의경 대진대학교 교수
이의경 대진대학교 교수

우려스러운 것은 학위의 질이다. 교육부의 이번 방안이 시행되면 학생유치 과정에서 대학들 간의 경쟁이 더 심해질 것이다. 가뜩이나 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일반대학들은 한 푼이라도 수익을 더 올려야하기 때문이다. 학생들도 쉽게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환경을 선호할 것이고 여기에 교수들도 부응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교육부의 취지가 어떻든 간에 석사학위 취득은 더 쉬워지게 될 것이다.

빌 게이츠가 큰 영향을 받았다고 알려진 인물로 마이클 스펜스(A.M.Spence) 교수가 있다. 그가 하버드대 교수로 재직할 때 그의 대학원 수업을 수강한 두 명의 학부생에게 A학점을 주었는데 그 두 명이 빌 게이츠와 스티브 발머였다는 후일담으로 흥미를 끈 적이 있다. 그는 노동시장에서의 신호이론(signaling theory)을 연구한 공로를 인정받아서 2001년에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다. 연구 내용을 간단하게 소개하면 구직자들이 기업에 취직원서를 낼 때 학위는 자신의 품질을 알리는 신호로 이용된다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여러 구직자들의 품질을 잘 구별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어렵게 취득한 학위가 능력 있는 구직자를 선택할 수 있는 유효한 판단기준이 된다는 것이다. 즉, 학위가 구직자에 대한 정보비대칭을 제거해서 노동시장의 실패를 막는 역할을 한다는 결론이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에서 학위가 취득하기 쉽다면 학위는 더 이상 유의한 신호의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된다. 너도 나도 모두 학위를 갖고 있다면 거의 모든 사람들이 운전면허증을 갖고 있는 것과 같아서 누가 더 우수한 사람인지 판단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기업의 입장에서는 사람을 잘못 채용하고 구직자의 입장에서는 업무에 적응하지 못하는 실패가 나타난다. 기업과 구직자가 모두 손해를 보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시장실패를 피하기 위한 새로운 신호가 필요하게 된다. 그래서 많은 대학생들이 학업까지 소홀히 하면서 외국어학원, 회계학원 등 각종 학원을 다니게 되는 것이다. 즉, 외국어성적이나 자격증과 같은 신호를 추가하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기업들도 학위나 대학 성적보다 이렇게 추가된 신호를 더 중요한 결정변수로 보는 것이다.

교육부가 온라인 석사과정을 확대하는 것은 학위가 가져야 할 신호의 역할을 생각하지 못한 정책이다. 지금의 현실에서 교육부의 정책방향은 오히려 학위의 질을 철저하게 관리함으로써 공교육의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어야 한다. 그래야만 부실한 학위로 초래되는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대학생들의 취업과 기업의 채용을 도와서 인력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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