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ㆍ최태원ㆍ정의선ㆍ김동관 등 재계 총수들과의 회동에 촉각
[매일산업뉴스]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주요 그룹 총수들이 오는 17일 방한하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의 만난다.
재계 총수들이 이번 빈 살만 왕세자와의 만남에서 약 700조원에 달하는 매머드급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빈 살만 왕세자는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후 17일 한국을 방문한다.
빈 살만 왕세자는 방한 직후 이재용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등과 숙소인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간담회를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은 2019년 이후 3년 만이다.
특히 재계 총수들은 이번 만남에서는 빈 살만 왕세자가 주도하는 총 사업비 5000억달러(약 672조원) 규모의 초대형 도시 건설 프로젝트인 '네옴(NEOM) 시티'와 관련한 사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네옴 시티’ 사업은 홍해와 인접한 사막과 산악지대에 서울의 44배 넓이(2만6500㎢)로 건설하는 저탄소 스마트 도시 프로젝트다.
이와 관련, 재계에서는 삼성전자와는 5G 통신, 인공지능(AI) 등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 대해 논의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현대차와는 UAM(도심 항공 모빌리티), 로봇, 자율주행, SK와는 친환경 에너지 분야가 다뤄질 가능성이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빈 살만 왕세자를 접견할 때 이 회장이 배석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만큼 이 회장과 빈 살만 왕세자와의 친분은 두텁다.
삼성은 앞서 2019년 6월 26일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 때도 삼성그룹 영빈관인 승지원을 재계 5대 총수 회동 장소로 제공한 바 있다. 이 회장은 3개월 뒤 사우디아라비아로 직접 날아가 빈 살만 왕세자와 또 만나 스마트시티 등 광범위한 협력 방안을 공유했다.
삼성은 이 회장과 빈 살만 왕세자와의 개인적 친분을 앞세워 네옴시티 사업 수주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네옴시티 지하에 고속철도 터널을 뚫는 ‘더 라인’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스마트시티에 삼성의 인공지능(AI)과 5세대(5G) 무선통신 기술을 활용할 수도 있다.
SK의 경우, 친환경 에너지 부문에 대한 글로벌 투자를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 SK는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만든 차세대 소형모듈원전(SMR) 기업 테라파워에 3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는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빈 살만 왕세자가 대주주인 사우디아라비아 국영기업 아람코 또한 수소 등 미래 에너지 분야에 전방위적으로 투자하고 있어 두 기업 간 접점을 찾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SK지오센트릭의 경우 2015년 아람코의 화학 자회사인 사빅과 합작법인 SSNC를 설립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건설·현대차·현대로템 등 계열사를 활용해 네옴시티에 미래항공모빌리티(AAM) 생태계를 구축하는 방안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네옴시티가 친환경 스마트시티를 지향하는 만큼 자율주행차·수소차·수소트램 등의 분야에서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의 수주 가능성도 점쳐진다. 현대차는 수소연료전지·수소차 현지 사업 확대도 그룹 차원에서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의 강력한 의지로 그룹의 지향점을 완성차 업체에서 자율주행·AAM·로보틱스를 아우르는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 확대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태양광 사업을 하는 한화솔루션이 중동을 신규 시장으로 공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네옴시티가 수소·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원만 100% 사용하도록 설계되는 만큼 글로벌 태양광 시장에서 선두 기업인 한화솔루션이 입지를 넓힐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더욱이 이라크 신도시 건설 경험도 갖고 있는 터라, 이번에 빈 살만 왕세자와의 회동에 김 부회장이 참석하게 됐다는 후문이다. 네옴시티에서 이용될 UAM 분야도 한화그룹의 핵심 신(新)사업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UAM 전문 기업인 영국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와 전기수직이착륙장치(eVTOL)용 전기식 작동기 공동 개발에 나섰다.
이밖에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이번 방한기간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날 가능성이 있다. 두 회장은 지난 2019년 방한때도 만난적이 있는데다, 롯데호텔은 이번에 빈살만 왕세자에게 숙소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