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즉흥스피치는 없다! 미리 준비할 것
참석자들에 고마움 담아 길이는 짧고 여운은 길게

코로나 팬데믹이 휘몰아쳤던 지난 3년 동안은 회식이 없어 편한 점도 있었다. 어색한 자리, 늘 보는 사람 또 봐야 하나, 시간이 아까워서 등 다양한 이유로 회식자리가 부담되었던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앤데믹 시대로 접어들면서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술자리와 회식문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얼굴을 마주하며 함께하는 기쁨도 있지만 한편으론 부담도 커졌다. 참석도 부담인데 ‘건배사 제의가 들어오면 어떡하나’, ‘할 말도 없는데 무슨 말을 해야 하나’ 고민도 더해졌다. 연말 모임은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수고와 노력에 대한 축배의 장이다. 그렇기에 이 날의 건배사는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나에 대해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건배사, 이왕 하는 김에 잘 하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 끝에 가장 먼저 인터넷을 찾아 요즘 유행하는 건배사를 찾아보기도 한다. 남들 하는 것을 따라해 보는 것은 말 못하는 것보다는 낫지만 신선하진 않다. 특히 삼행시나 연예인 이름으로 건배사를 하는 것처럼 유치한 것도 없다. 회식자리에 가는 발걸음은 무거워지고 건배사 한 마디씩 하라고 상사가 말하는 순간 머리는 복잡해진다. 기껏 인터넷 찾아 준비했는데 그걸 내 앞에 사람이 해 버리면 이 또한 낭패가 아닐 수 없다. 순서가 다가올수록 머릿속은 하얘지고 그 자리를 박차고 나가고 싶어진다. 절대 겹치지 않고 안전하게 준비할 수 있는 몇 가지를 알아보자.

먼저, 미리 준비하고 연습하자. 모든 사람들이 나를 주목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심장은 요동치기 마련이다. 그러니 할 말을 미리 연습해 두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필자가 늘 강조하는 말이 있다. 이 세상에 즉흥스피치는 없다는 것! 특히 말 주변이 없는 사람들에겐 더더욱 말이다. 어떤 모임이든 내가 말할 자리가 아닐 지라도 할 말들을 준비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사회생활은 전쟁터다. 늘 자신만의 무기는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자신감있게 말할 수 있다. 버벅거리고 단어가 생각나지 않아 말 못하는 사람들도 원고를 준비하고 반복해서 말 연습을 하면 말 못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연습은 하면 할수록 자신감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간단한 공식에 대입해 말해보자. 건배사는 거창하고 길 필요가 전혀 없다. 건배사는 오히려 짧을수록 좋다. 가장 쉽게 감사와 건배구호면 끝! 이것만 잘 활용해도 그럴듯한 건배사가 될 수 있다. 남들처럼 잘하고 쉽고 튀고 싶다는 욕심에 억지로 웃기려고 애쓰다가 분위기 썰렁하게 만드는 것보다 낫다. 모임에 참석한 구성원들 한 사람 한사람에 대한 감사, 건배사를 제안해 주셔서 감사, 올 한 해에 대한 감사 등 의미있는 감사 멘트와 함께 구호를 외치면 된다. 그 흔한 ‘~위하여’, ‘건배’ 라고 말해도 좋다. 자신감있게 하면 그만이다. 다만 구호를 외칠 때는 혼자 외쳐 술잔을 들고 있는 사람들을 뻘쭘하게 하면 안 된다. 모두가 질서있게 외칠 수 있게 선창해 주고 후창할 수 있도록 차례를 말해줘야 한다.
마지막으로 인상적인 건배사를 하고 싶다면 자신만의 에피소드를 넣어주자. 너무 길지 않은 범위내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간단하게 말하는 것도 매우 효과적이다. “올 한 해가 저한테는 매우 의미있는 시간들이었습니다. 큰 아이가 좋은 신랑감을 만나 결혼을 하게 되었고 작은 아이가 대학에 못 갈 줄 알았는데 우여곡절 끝에 대학생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가족이 각자 열심히 잘 살아주니 제가 더 좋은 부모가 되어야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여러분들은 올 한 해가 어떠셨습니까? 정말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모두가 자기 역할을 잘 해 주신 덕분에 회사가 더 잘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다 여러분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자, 그런 의미에서 제가 선창으로 ‘여러분’이라고 말하면 여러분은 ‘덕분입니다’라고 외치도록 하겠습니다. (선창) 여러분!” (후창) “덕분입니다!”
큰 모임이든 작은 모임이든 거창한 멘트를 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내려놓자.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감을 갖고 말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준비가 필요하다. 멘트가 생각이 안나면 건배사 공식인 감사와 구호를 활용해 보거나 너무 길지 않은 진솔한 에피소드로 말을 한다면 훨씬 더 인상적인 건배사가 될 수 있다. 센스있는 건배사 준비로 여유있고 즐거운 송년모임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