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브로커에 놀아나고도 반성이 없는 민주당과 달리
명태균 브로커에 놀아난 국민의힘은 이번에 환골탈태해야
정치 브로커는 일반적인 사건 브로커와 달리 정치권 핵심에 접근, 선거를 승리로 이끌어준다며 반대급부로 돈이나 공직을 챙기는 사람을 일컫는다. 지구당이 운영되던 시절에는 사무실 안에 동창회와 산악회 등 모임‧단체의 표를 몰아주겠다고 찾아오는 사람들로 늘 붐볐다. 이들은 해당 선거구의 유권자 수와 연령별·동별 세분화 자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인맥 등을 구체적인 통계로 그럴싸하게 포장해 ‘인당 얼마’의 돈을 요구한다.
지금도 지역언론을 보면 해당 지역에서 활개치는 정치 브로커들의 폐해를 지적하는 기사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유권자 수가 적은 지역이면서,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정치 신인일수록 이런 ‘꾼’들의 방문에 시달리게 된다. 지역에서의 브로커는 주로 지역사회의 토착 세력들로 건설업자나 지역 봉사단체 간부, 과거 정당의 직능위원 등을 지낸 사람들이다. 이들은 지역에서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어, 적게는 수백 표 많게는 수천 수만 표를 관리한다고 주장하며 세력을 과시, 금품이나 이권을 대가로 요구한다.
정치 브로커는 시대에 따라 미디어의 진화에 따라 선거 방식의 변화에 따라 진화했다. 3김 시대에는 공설운동장에 10만 군중을 동원하는 것이 목표였지만 정치의 미디어화, 즉 온라인 선거로 양상이 바뀌면서 디지털 정치 브로커가 등장했다. 예전에는 수천에서 수만표를 모을 수 있는 조직을 갖고 있다고 정치인들에게 접근했다면 지금은 자칭 SNS 전문가, 빅데이터 전문가라는 자들이 온라인 여론을 유리하게 바꿔줄 수 있다며 구체적으로 수십만의 우호적인 댓글을 달아줄 수 있다고 접근한다. 온라인을 무대로 활동하는 디지털 정치 브로커는, 수만 명과 네트워크를 맺고 있어 많은 사람들의 동조를 쉽게 얻어 내는 파워 블로거형과 자신만의 프로그램을 활용해 검색어 순위 등을 조작하는 기술자형으로 구분된다.
그 두 형태를 종합한 대표적인 디지털 정치 브로커가 ‘드루킹’ 김동원이다. 드루킹은 2009년, 2010년 2년 연속 네이버에서 공식 선정한 파워 블로거이자 댓글 조작 기술자였다. 그는 자신의 네크워크인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을 기반으로 문재인 민주당 대선 후보의 수행실장인 김경수 의원에게 접근해 첨단 기술을 이용한 댓글 여론조작을 해준 뒤 문재인이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그 대가로 오사카 총영사 자리를 달라고 요구했다. 드루킹은 김경수와 짜고 2016년 12월부터 2018년 4월까지 네이버와 다음, 네이트에 게시된 기사 7만 6000여 건의 댓글 118만 8000여개에 총 8840만여회의 공감·비공감(추천·반대) 클릭신호를 보내 댓글 순위를 조작한 혐의로 기소돼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3년 확정판결을 받고 복역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가 최근 정가를 발칵 뒤집어놓은 명태균 사건을 두고 “최순실에 놀아나던 박근혜 정권이 떠오른다”고 했지만 민주당은 그런 말 할 자격이 없다, 박찬대 말을 그대로 ‘반사’하면 “드루킹에 놀아나던 문재인 정권부터 떠올라야‘ 순서가 맞다. 드루킹은 과대망상과 허세로 가득찬 ’사이비 교주‘였다. 그는 대지진으로 인한 일본 멸망을 예언하고 일본의 경제력과 기술을 통일 한국이 흡수할 것이라며 오사카 영사를 요구한 것도 이에 대비하려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소액주주 운동으로 재벌을 해체하고 대기업들을 인수해 공동경영을 통한 수익금으로 DMZ에 거대한 공장 단지를 건설해 경제 성장과 평화 번영을 함께 실현하겠다고 김경수를 설득했다. 문재인과 김경수가 어느 정도까지 드루킹 주장에 장단을 맞추었는지는 모르지만 이런 자에게 휘둘린 것이 아직도 안부끄럽다면 얼굴이 상상 그 이상으로 두껍다고 해야 할 것이다.
반사는 해주었지만 입맛은 쓰다. 드루킹 사건이 드러났을 때 이런 수준 낮은 브로커에 좌지우지 되는 좌파들의 사람 보는 눈과 공작 정치에 대해 한심하게 생각했는데 요즘 부상한 명태균이라는 정치 브로커의 수준과 그와 여론조작 공작을 함께 하거나 방조하거나 추앙해온 국민의힘 유력 정치인들의 구태가 참 구리게 느껴진다. 우파의 동력은 그를 구성하는 인자들의 유능함이다. 상식적이고 온전하며 해결책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스스로 실행해서 예측가능한 정치를 한다는 믿음을 국민들에게 주는 것이 유능함이다.
선거법과 정치자금법을 위반한 혐의자가 자신을 구속하면 대통령이 한달내로 하야하거나 탄핵될 것이라는 협박을 하는데도 대통령실은 한번 만났네 두 번 만났네 하며 접촉한 횟수 축소에 급급하고 천문학자라도 되는 듯 별이 지고 뜨는 것을 감별하는 재주가 있다고 자부하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명태균의 여론조사를 받아서 김종인이 그림을 그렸다“(함성득)고 드러나자 역시 여기서 만났네 저기서 만났네 하며 논점을 흐리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명태균과 57만명 당원 정보 유출 공방을 벌이고 있고 오세훈 시장과 이준석 전 대표는 명태균이 조작한 여론조사의 수혜로 각각 시장과 당대표에 당선됐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김영선은 말할 것도 없고 안철수 원희룡 박완수 등등 끝없이 튀어나오는 ’명태균 패밀리‘의 직계 방계 라인은 이제 차고 넘친다.
명태균은 보수 우파 정치세력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 '덕분'으로 이제 더 이상 수준 낮은 정치 브로커에 휘둘리지 않고 여론조작을 통한 불법 편법 위법의 구태 정치를 청산할 수 있게 됐다. 드루킹 사건이 터졌어도 반성은커녕 아직도 김경수는 무죄다라고 정신승리하고 있는 민주당과는 달리 명명백백하게 모든 것을 가려내고 그를 바탕으로 환골탈태하는 국민의힘이 된다면 명태균은 나쁜 균이 아니라 좋은 약이다. 물론 명태균 자신은 자신이 지은 그대로 벌을 받아야 한다는 전제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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