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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현의 종횡무진]'겉번속썩' 중국 경제, 뿌리 깊은 공산당 이권 카르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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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현의 종횡무진]'겉번속썩' 중국 경제, 뿌리 깊은 공산당 이권 카르텔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5.03.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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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조남현 시사평론가

'국진민퇴(國進民退)’로 민영 기업 쇠퇴시킨 시진핑의 실패
공산당원 1억 명은 14억 중국인들 위에 군림한 결과
작년 전인대에 참석한 시진핑 ⓒ연합뉴스
작년 전인대에 참석한 시진핑 ⓒ연합뉴스

중국 최대 연례행사인 양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와 전국인민대표대회)가 4일 개막해 세계의 시선이 여기에 쏠렸지만 더 눈여겨보아야 할 게 있다. 양회가 개막하기 전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나는 민영기업을 일관되게 지지해 왔다”는 시진핑의 말과 함께 그가 민간 부문 중심의 경제 발전을 추구해 왔다는 점을 강조하는 장문의 기사를 실었다는 사실이다.

신화통신은 이 기사에서 “시진핑은 항상 민간 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지원하고 민간 기업가의 건전한 성장을 돌보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여겼다”고 전했다. 신화통신은 이어 지난 2월 17일 시진핑 주석이 민영기업 포럼에 참석해 했던 발언을 소개했다. 이 자리에서 시진핑은 “민영기업 중심 경제 발전의 새로운 시대, 새로운 여정은 유망하고 장래성이 있으며 지금이야말로 대다수 민형 기업과 기업가가 실력을 발휘할 적기”라면서 “이들 모두가 국가에 봉사하려는 야망을 갖고 발전과 준법, 선한 경영에 전념하고 가장 먼저 부자가 되어 공동 부를 증진하고 중국식 현대화 추진에 새롭고 큰 기여를 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시진핑은 지난 2022년 12월 15일 20차 당대 이후에 첫 번째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도 민영경제 발전을 주창한 바 있음을 신화통신은 전했다.

조남현 시사평론가
조남현 시사평론가

신화통신의 이러한 보도는 역설적으로 중국이 그간 민영기업 중심 경제정책을 추진해 오지 않았음을 드러낸다. 그렇지 않다면 시장경제에서 지극히 당연한 민영기업 중심 경제를 애써 강조할 까닭이 없다. 마치 열녀비를 세우는 건 오히려 열녀가 희귀함을 말해주는 것과 같다. 그러면 신화통신은 왜 하필 양회를 앞두고 이런 장문의 기사를 실었을까.

지금 중국 내 최대 관심사는 중국 경제의 몰락이다. 겉으로 보면 번지르르 하지만 중국 경제는 골병이 든 지 오래고, 속으로는 썩었다는 게 중국 지식인 일반의 인식이다. 그 탓에 중국 경제는 글로벌 경제 흐름과 무관하게 추락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 내에서 비판과 함께 시진핑 주석에 대한 책임론이 분출하고 있다.

중국 경제가 추락하는 이유 중 중요한 하나는 민간 경제의 쇠퇴다. 등소평 이래 중국 경제는민간 부문이 중심이 되어 눈부신 도약을 거듭해 왔다. 민영기업이 GDP의 60%, 혁신 기술의 70%, 도시 고용의 80%, 기업 수의 90% 이상을 차지해 왔다. 그랬는데 시진핑이 집권하면서 사정이 완전히 달라졌다. 시진핑은 중국 경제를 민영기업 중심으로 하기보다는 국유기업 중심으로 끌어왔다. 이른바 ‘국진민퇴(國進民退)’다.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물론 그렇다고 민영기업의 기여도 비중이 낮아진 건 아니다. 하지만 민영기업 내에 공산당 조직을 구축하고, 소액의 지분으로 이사회에 참여해 경영에 간섭함으로써 사실상 기업을 지배해 왔다.

이러니 중국 경제 추락에 시진핑 책임론이 불거지지 않을 수 없고, 그때마다 시진핑은 민영경제 중심 정책 운용을 강조함으로써 책임론에서 벗어나고자 해왔다. 하지만 시진핑의 다짐이나 약속, 심지어는 중국 공산당과 국무원의 공식 발표조차 실현되지 않았다. 그러니 번번이 민영경제를 강조하는 ‘해프닝’이 되풀이되어 온 것이다.

중국 경제가 시진핑이 영도하는 공산당 지배 체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추락하는 추세를 면키 쉽지 않을 것이다. 시장경제는 어떤 틀 속에 갇혀서는 결코 발전하기 어렵다. 중국이 국가 중심의 발전 전략으로 특정 부문이나 특정 분야에서 경쟁국을 앞지를 수는 있다. 하지만 그것으로 전체 중국 인민에게 시장경제의 수혜를 돌아가게 만들 수는 없다.

시진핑이 자신의 권력을 포기할 의사가 없는 한 결코 중국 경제를 민간 중심으로 이동시키려 하지 않을 것이다. 민간 자본이 공산당 정부보다 힘이 세지는 것을 시진핑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다. 그건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이 잘 보여준다. 한때 잘 나가다가 공산당 정부의 눈에 찍혀 종적조차 알 수 없던 마윈이 최근 공식 석상에서 심심찮게 모습을 보이기는 하지만 언제 어떻게 될 지는 아무도 모른다.

시진핑이 진정으로 자신의 권력을 내려놓더라도 중국 경제를 살리겠다는 생각을 갖기도 어렵지만 설사 그런다고 해도 공산당 집단이 따르지 않을 거라는 관측도 있다. 중국에서 공산당원 1억 명은 14억 중국인들 위에 군림하며 그들만의 리그를 유지하는 이익 카르텔이다. 시진핑은 그 카르텔을 기반으로 권력을 유지해 오고 있다. 그런 점에서 중국 경제가 시장의 원리에 따라 돌아가기를 기대하는 건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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