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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춘의 Re:Think]죽느냐 사느냐 대한민국 경제 이번주가 생사의 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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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춘의 Re:Think]죽느냐 사느냐 대한민국 경제 이번주가 생사의 기로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5.03.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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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김용춘 한국경제인협회 팀장/법학박사

13일 반기업법 상법 개정안 통과 여부
트럼프 2기 대미 대응과 윤 대통령 탄핵
상법개정안 그래픽 ⓒ연합뉴스
상법개정안 그래픽 ⓒ연합뉴스

3월은 한국경제에 있어 이정표 같은 시기가 될 것 같다. 굵직굵직한 이슈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번 달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한국경제의 최소 몇 년의 향배가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하나하나 짚어보겠다.

경제계 초미의 관심사는 역시 상법 개정안이다. 2월 말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상법 개정안에 대해 국회의장이 잠시 보류하긴 했으나, 이달 13일 국회를 통과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일개 법률 하나 갖고 왜 이리 호들갑이냐 할지 모른다. 그러나 상법은 경제에 관한 헌법이라고 불리는 중요한 법이다. 일반 교통법규처럼 현실 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치지 않을진 몰라도 기업 경영, 나아가 국가 경제에 적지 않은 파급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주요 내용은 이사의 의무 중 총주주에 대한 충실의무를 추가하는 것이다. 이사의 의무 범위는 배임죄와 같은 형사는 물론 여러 손해배상 책임 범위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주주들이 이를 빌미로 자산매각, 배당확대, 기업 구조조정 등의 행위를 요구할 수도 있다. 그런데도 충분한 논의없이 굳이 이 시기에 급하게 통과시키려는 것이 납득되지 않는다. 단지 ‘이사의 충실의무를 확대하면 주가가 올라가겠지’하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규제를 도입하겠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김용춘 한경협 팀장/법학박사
김용춘 한경협 팀장/법학박사

게다가 규정도 모호하기 짝이 없다. 기업마다 수십, 수만의 주주를 보유하고 있는데, 총주주가 어디까지인가? 일부 주주의 의견이 대립하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개정안에서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공평하게 대우하라고 했는데, 자사주도 포함되는가? 우리 법에 규정되어 있는 차등배당 제도는 제도간 충돌 아닌가? 기업에 적대적인 헤지펀드의 입장을 적극 대변하는 이사는? 그리고 합병, 분할, 신사업 확장 등 실무에서 무엇이 이익의 공평인지도 판단하기 쉽지 않다.

상황이 이러면 기업의 경영진들은 소극 경영을 할 수밖에 없다. 안 하면 책임질 일도 없지 않겠는가? 소극 경영이 계속되면 기업들은 쇠락하거나 아니면 적극 경영을 펼 수 있는 해외로 나가는 길밖에 없다. 어느 쪽이든 국내 산업에는 부정적이다. 그나마 원래 의도였던 주가라도 상승하면 좋으련만,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에 주주 하나를 추가했다고 드라마틱하게 주가가 상승할 것 같진 않다.

대미(對美) 대응도 중요하다. 트럼프가 취임한 지 아직 두 달도 되지 않았지만, 그가 보여준 모습은 가히 예측 불가 그 자체다. 방향성도 예측불가지만 정책 구상의 폭도 상상 초월이다. 적국, 우방국 가리지도 않는다. 일관성도 찾기 어렵다. 단 한 개의 기준이 있다면 그것은 ‘트럼프는 예측불가다’ 뿐이다. 각국 정부가 미국과 소통하기 위해 발에 불이나게 뛰고 있는 이유다. 이달 말까지 각국의 무역 현황과 이에 따른 관세 정책을 조사하겠다고 했으니,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나라에겐 분수령 같은 시기다.

다음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이다. 정치문제이긴 하지만 요샌 정치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커서 빼고 갈 순 없다. 아직 구체적인 날짜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지난달에 변론 종결했으니 이번 달에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결정에 따라 경제 정책의 결정과 운용에서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 기각이 되면 윤석열 정부 2기 체제에 들어서게 되고, 혼란 수습과정을 밟게 될 것이다. 인용이 되면 5월 대선이고, 정국이 대선모드에 즉시 돌입하게 된다. 어느 쪽이든 한동안의 경제정책은 마비될 가능성이 크다.

21세기 들어 이처럼 변화무쌍한 대한민국은 처음 겪어본다. 하루하루의 뉴스들이 10년에 한번 들을까 말까한 소식들이다. 혼란을 수습해 달라고 누구에게 말하고 싶어도 어디에 호소해야할 지 모를 정도다. 그럼에도 경제를 위해서 필요한 한 가지는 정치권이 경제를 이해하고, 경제계와 소통을 많이 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지난주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이 만난 일은 긍정적이다. 또 다음 주 20일 이 대표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만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자꾸 만나다보면 그래도 조금은 이해하지 않겠는가.

 

*이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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