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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현의 종횡무진]북한 도발 외면하는 평화주의자들의 기만과 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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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현의 종횡무진]북한 도발 외면하는 평화주의자들의 기만과 위선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2.12.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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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조남현 시사평론가

노무현 전 대통령은 그래도 국가 지도자로서 책무 망각하지 않아
문재인 정권 폭력배한테 굴복, 굴종은 습관에서 숙명이 되어 버려
시민들이 지난 18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소식을 전하는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연합뉴스
시민들이 지난 18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소식을 전하는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연합뉴스

북한의 도발이 끝이 없다. 하나하나 열거하기에도 숨이 찰 지경이지만 해결책은 보이지 않는다. 시기를 놓쳤기 때문이다. 사태가 이 지경이 된 것은 전 적으로 민주당 정권 탓이다. 김대중 정권에서부터, 노무현, 문재인 정권에 이르기까지. 공산주의라고 하기에도 어려운 ‘3대 세습’ 북한정권의 본질을 꿰뚫지 못하거나, 의도적으로 못 본 척한 좌파 정권의 기만이 오늘의 사태를 초래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김정일과의 남북 정상회담으로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김정일한테 뇌물을 바치고 노벨평화상을 받았지만 그건 국민과 세계를 속이며 북한의 끊임없는 도발의 길을 열어준 값비싼 대가를 치른 것이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김정일과의 회담 후 북한이 핵 개발 능력도, 의지도 없다고 호언장담했다. 하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이 자신이 말한 대로 북한의 핵 의지가 없다고 믿었는지는 의문이다. 지금까지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방북했을 때 순안비행장에서 평양 시내까지의 김정일 승용차 동승 시간 동안 무슨 말을 주고받았는지 많은 사람이 의심스러워하고 있다.

미국 부시(아들 부시) 행정부가 출범했을 때 김대중 정권은 미국이 대북 강경정책으로 선회하는 것을 우려했다. 노벨평화상까지 받은 처지에서 미‧북 관계가 ‘중대 상황’으로 갈까 봐 노심초사했다. 그래서 김대중 전 대통령은 2001년 3월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방미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부시 전 대통령을 설득하려 했지만, 부시 전 대통령은 그런 김대중 전 대통령을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았다.

조남현 시사평론가
조남현 시사평론가

부시 전 대통령은 김정일의 북한을 ‘악의 축(Axis of Evil)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김대중 전 대통령은 그런 부시를 설득해 대화로 문제를 풀어가려 했다. 두 사람은 껄끄러웠고, 불신만 키웠다. 김정일에 대한 부시 전 대통령의 불신은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졌다. 정상회담 후 기자들 앞에 선 부시 전 대통령의 발언이 그걸 말해준다. 부시 전 대통령은 “우리는 북한에 대한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그 말은 김대중-부시 간 의견 불일치가 있었다는 ’노골적인‘ 표현이었다.

외교에서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는 말은 말 그대로 ’솔직한 대화‘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부시 전 대통령은 노골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쏟아낸 것이었다. 어찌보면 그것은 외교적 결례일 수도 있는 발언이었다. 이는 김대중 전 대통령으로서는 매우 불쾌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대목이다.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은 부시 전 대통령에게 대화나 평화를 이야기할 게 아니라 북한에 대한 ’강력한 압박‘을 말했어야 했다. 김정일의 목을 졸라야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해야 했었다. 하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은 노벨평화상의 명분이 사라지는 것을 원치 않았다. 또 햇볕정책의 당위성이 사라지는 것도 꺼렸다. 그 결과가 오늘의 재앙이다.

김대중 정권을 이어받은 노무현 정권은 북핵과 관련해서도 그 연장선에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노무현 전 대통령은 현실주의자였고, 말로는 “반미(反美)면 어떠냐”고 했지만 국가 지도자로서의 책무를 망각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불행히도 노무현 전 대통령 역시 북한의 실체를 보지 못했다. 평화냐 전쟁이냐는 이분법적인 논리로 사실상 북한을 두둔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민주당과 그 지지자들은 북한에 대한 강경 입장에 대해 ’그럼 전쟁을 하자는 얘기냐‘고 목소리를 높인다. 솔직히 말하면, 북한이 핵을 갖기 전 원점 타격을 해야 했다. 전쟁을 결심하지 못하면 평화도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 그럴 경우 중국과의 충돌이 빚어지지 않았겠는가 하는 소리가 있지만 중국은 미국에 협박은 할 수 있어도 함부로 대들지 못한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는 더욱 그랬다. 당시 기회를 놓쳤다는 얘기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김대중 전 대통령보다도 더 최악이다. ’쇼‘로 평화를 연출하면서 진실을 외면했다. 이른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라는, 누군가가 그럴듯하게 포장해준 레토릭(rhetoric)에 취해 자신이 진실로 평화의 사도로서 사명감을 다 하려 노력했다고 믿고 있는 듯하다.

’평화‘를 말하는 자들은 위선자들이고 국민을 기만하는 자들이다. 전쟁을 마다하지 않아야 할 때 평화를 강조하는 자들은 용기가 없거나, 용기가 없음을 가리려는 자들에 불과하다.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은 진실을 외면하면 안 된다. 북한이 하루가 멀다며 도발을 이어가고 있는데도 가장 먼저 비판해야 할 민주당은 오불관언(關焉)이다. 역사의 죄인으로서의 태도가 아니다.

폭력배한테 굴복하면 굴종은 습관에서 숙명이 되어 버린다. 지금의 대한민국이 그런 처지에 놓여 있다. 이제 돌이킬 수도 없다. 길은 하나. ‘나에게 칼을 들이대면 네가 먼저 죽는다’는 단호하고도 결연한 메시지를, 상대가 가슴 서늘하게 느끼도록 전하는 것이다. 김정은의 유일한 약점은, 누구나 그렇듯 정치적으로나 물리적으로 자신이 끝장나는 것이다. 그로서는 신에 못지않은 전제군주로서의 권위와 환락을 누리는 것을 포기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 유일한 약점을 공략해야 김정은이 함부로 도발하지 못할 것이다.

평화를 외치는 자들에게 경고한다. 더 이상 평화로 현실을 오도하지 말라. 역설적으로, 전쟁을 결심하지 못하는 자들을 기다리는 건 전쟁이다. 히틀러를 믿었던(또는 믿고 싶었던) 영국 수상 체임벌린이 역사의 증인 아닌가.

 

*이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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