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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근의 좌충우돌]민주당의 몰락, 이재명을 제칠 디샌티스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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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근의 좌충우돌]민주당의 몰락, 이재명을 제칠 디샌티스가 없다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3.01.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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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이종근 시사평론가

디샌티스, 트럼프 대안으로 급부상 공화당 안도
곧 닥칠 당대표 사법 위기에도 대책없는 민주당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탤러해시에서 열린 주지사 취임식에서 선서를 마친 뒤 연설하고 있다. 작년 11·8 중간선거에서 주지사 재선에 성공한 디샌티스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꺾고 공화당 차기 대선주자로 급부상한 상태다. ⓒAP=연합뉴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탤러해시에서 열린 주지사 취임식에서 선서를 마친 뒤 연설하고 있다. 작년 11·8 중간선거에서 주지사 재선에 성공한 디샌티스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꺾고 공화당 차기 대선주자로 급부상한 상태다. ⓒAP=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일란성 쌍생아처럼 닮아있다. 주류가 아닌 변방 출신에다 마이너리티 정치인으로 트위터 선동 정치를 통해 악성 팬덤을 형성해서 자신을 비판하는 세력들을 응징하는 것부터 심판 받았으면 자숙해야하는데 사법리스크를 회피하고자 끊임없이 선거에 나오는 것까지 판박이다.

그들의 첫 번째 공통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표명한 입장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재명은 지난 대선 때 TV토론장에서 “전쟁은 정치인이 결정하고 전장에서 죽는 것은 젊은이다. 우크라이나에서 똑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라며 “6개월 된 초보 정치인이 대통령이 돼 나토(NATO)가 가입을 해주려 하지 않는데 가입을 공언하고, 러시아를 자극하는 바람에 충돌했다”고 젤렌스키 대통령을 조롱하고 비난했다.

트럼프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선언에 대해 “푸틴은 천재”라며 “푸틴 대통령은 그 지역(우크라이나 동부)에 진입해 평화 유지 세력이 될 것”이라며 “똑똑한 일”이라고 칭송했다. 트럼프는 미국의 리더십을 스스로 축소시키면서 러시아의 영향력을 확대시켜 주었으며 젤렌스키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을 중단했다.

이종근 시사평론가
이종근 시사평론가

그들의 공통점은 뇌구조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그들의 머릿속에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자기 자신이다. 이재명의 대선 슬로건은 ‘나를 위해, 이재명’이었다. ‘나’의 의미를 국민으로 봐달라는 것이겠지만 자기애가 늘 충만한 이재명의 평소 성격을 생각하면 이재명 본인을 위해 이 선거가 존재한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것은 읽는 사람만의 잘못일까. 이재명은 대선에서 패하자마자 계양을 지역구에 나서기 위해 송영길로 하여금 서울시장 출마를 하게하고 본인은 ‘셀프 공천’을 해버렸고 곧이어 당대표 선거에 출마해서 압도적으로 당선됐다. '나를 위해' 모든 선거가 열린다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줬다.

트럼프는 미국의 저명 심리학자·정신과 의사 27명이 저자로 참여한 ‘도널드 트럼프라는 위험한 사례’에서 보듯 ‘악성 나르시시스트’의 표본이다. 이 책의 저자는 트럼프라는 '극단적 쾌락주의' 성향을 띠고 있는 정치인의 행위로 인하여 사회가 심각한 위험에 직면할 수 있음을 대중들에게 알리는 ‘경고의 의무’가 정신의학자들에게 있다는 진중한 메시지를 들려주고 있다.

두 사람의 또 다른 공통점은 능수능란한 논점 돌리기, 뒤집어 씌우기의 명수라는 점이다. 대장동 게이트에 대해 대선 내내 “대장동 의혹은 윤석열이 주범인 윤석열게이트”라고 덮어 씌우더니 검찰 소환을 앞두고는 “윤석열 가족부터 소환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성남FC 제3자 뇌물 사건에 대해서는 무혐의 종결된 사건이라고 논점을 흐리고 형수에게 욕해 놓고는 형 때문이라고 변명한다. 유시민조차 2018년 방송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 당선인이 선거 과정에서 취한 대응법은 트럼프 방식이며 이는 사실관계를 부인하는 것”이라면서 “우리가 공직자에게 요구하는 건 정직성”이라고 지적했다.

이렇게 평행이론처럼 똑같은 행보를 보여온 두 사람에게 차이점이 생겨났다. 바로 대안의 존재 여부다. 어떤 악재가 닥쳐도 호재로 만들며 차기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확고한 지지세를 굳혀가던 트럼프에게 강력한 도전자가 등장했다. 중간선거 최고의 수혜자로 불리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모든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를 제치더니 지난 12월 14일 월스트리트저널이 실시하고 보도한 여론조사에서 공화당 지지자중 52%의 지지율을 기록, 38%에 그친 트럼프를 오차범위 밖으로 밀어냈다. 공화당 중진들은 트럼프 대안의 부상에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이재명은 아직도 나홀로 민주당 차기 대통령 후보감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쪽 차기 지도자감은 한동훈 오세훈 원희룡 안철수 유승민 등이 거론되는데 민주당 쪽은 이낙연이 홀로 한자릿수 지지율로 뒤편에 조용히 이름을 올리고 있는 형국이다. 오죽했으면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대선에서 얻은 최종 득표율과 지금 지지율을 비교해봤을 때 윤석열 대통령보다 이재명 대표가 더 많이 지지율을 까먹었다”고 비판했을까. 민주당의 고민은 이재명의 지지율 하락이 아니라 플랜B 플랜C 등 대안이 없다는데 있다. 당은 몰락하든 말든 천년만년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면서 세비나 챙기려는 586들이 민주당을 망치고 있는 방증이다. 전날밤 유튜브라이브 방송을 통해 당의 단일대오를 지시한 이재명은 10일 자신의 검찰 출석에 당지도부를 대동한다. 대안을 찾기는커녕 민주당은 이미 이재명에게 인질이 됐다.

 

*이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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