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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현의 종횡무진]이재명 살려준 2개 판결 주심 권순일 이제 진실을 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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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현의 종횡무진]이재명 살려준 2개 판결 주심 권순일 이제 진실을 말하라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3.01.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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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조남현 시사평론가

상식을 벗어난 허위사실 공표죄 무죄와 1공단 부지 관련 행정소송 원고 패소
남욱 증언으로 진실 드러나는데도 참묵하는건 스스로 법치 파괴자 자인하는 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 권순일 전 대법관(오른쪽).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 ), 권순일 전 대법관(오른쪽) ⓒ연합뉴스

민주주의의 기반은 법의 지배, 곧 법치다. 시장경제의 작동 또한 그 토대는 법이고, 법이 지배한다. 이는 법의 형성과정을 보면 알 수 있다. 법은 어떻게 형성되었을까. 원시공동체들이 모여 더 큰 사회를 이루면서 자연발생적으로 행동규범이 만들어졌다. 이러한 행동규범은 사회의 유지에 필수적인 요소다. 

원시 공동체와 달리 확장된 사회에서는 구성원들이 서로 알지 못하는 사이여서 상대가 어떻게 나올지 예상할 수 없다면 큰 혼란이 발생한다. 최초에는 상대의 재물을 힘으로 빼앗는 일이 벌어질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자 이에 대응하는 더 큰 힘(이를테면 무리를 이루는 것)이 등장했을 것이고, 나중에는 힘으로 재물을 빼앗는 것이 모두에게 위험하며 손해라는 걸 깨닫게 되고, 결국은 그렇게 하지 않도록 하는 게 규범으로 정착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자연발생적인 행동 규칙이 법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이른바 자생적 질서다. 살인하지 말라, 다른 사람의 재물을 훔치거나 빼앗지 말라, 다른 사람의 명예를 손상하지 말라 등등의 세세한 규범이 자생적 질서로 형성된 것이다.

행동 규칙으로서의 법은 이처럼 사회 구성원들이 서로의 행동을 예측가능하게 만들어 준 것이라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예측가능하지 않으면 법으로서의 의미를 가질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가 곧잘 법은 상식의 최소한이라고 말하는데, 그건 자생적인 질서로서의 상식의 범위 내에서 법이 만들어졌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법의 집행이나 법의 지배의 실현은 상식을 배반하면 안 된다.      

조남현 시사평론가
조남현 시사평론가

최근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관련한 대법원의 판결 두 건은 상식과 예측 가능성을 배반한 것이다. 그래서 여러 정황상 재판 거래가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있었다. 그런데 의혹이 확신으로 바뀔만한 진술이 대장동 일당 중 한 명인 피고인 남욱 씨로부터 나왔다는 보도다. 그게 사실이라면 대장동 비리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엄청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민주주의의 근간인 법치 질서를 허문 것이기에 그러하다.

남욱씨의 진술은 대장동 비리의 핵심인 피고인 김만배 씨로부터 자신이 대법관에게 부탁해 두 사건의 판결을 뒤집었다는 것이다. 두 건은 모두 이재명 대표와 관련이 있다. 하나는 이 대표가 경기지사 선거 토론회에서 친형의 정신병원 강제 입원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허위사실 공표죄로 기소되어 항소심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로 파기 환송한 것이다. 다른 또 하나는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대장동 개발과 연계해 성남 1공단 부지를 공원화함으로써 이미 개발 허가를 받은 업체가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대법원이 성남시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두 사건 모두 김만배 씨가 권순일 대법관을 통해 2심 판결을 뒤집었다는 의혹이 일고 있는 것이다. 

재판 거래 의혹은 합리적 의심이다. 김 씨가 권 전 대법관 재임 시절 3차례나 대법원을 찾아갔을 때 방문지를 모두 권 대법관실로 적었다는 점, 권 대법관이 퇴임 후 김 씨 소유의 화천대유의 고문으로 영입되어 11개월 간 매월 1350만원을 받았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 의혹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민주주의 기반인 법치질서를 무너뜨렸다는 점에서 대장동 비리에 비할 바 아닌 중대 범죄다.

문제는 온 나라가 발칵 뒤집힐 ‘사건(남욱 진술 보도만으로도 그러하다)’이 터졌는데도 무슨 까닭인지 권 전 대법관은 ‘사실무근’이라는 소극적 입장만 보였을 뿐 적극적인 해명을 하지 않은 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점이다. 상식대로라면 기자회견이라도 열어 적극적인 입장 표명을 함과 동시에 권 전 대법관의 명예 훼손은 물론 사법부의 핵심인 대법원의 권위를 실추시킨 데 대해 남욱 씨를 고소할 만도 한데 말이다. 권 전 대법관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점은 재판 거래가 사실이라는 추측을 가능케 한다. 

권 전 대법관은 지금이라도 국민 앞에 진실을 밝혀야 한다. 무릇 대법관을 지낸 사람이라면 대법관이 지니는 무게와 대법원의 권위를 지켜야 한다. 소극적 부인은 의혹을 더 부추길 뿐이다. 적극적인 해명에 나서지 않는다면 스스로 법치 파괴자임을 자인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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