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 공휴일 확보, 주중 업무 단절 최소화, 안정적 산업 통계 분석에 도움
3․1절이나 광복절처럼 날짜 자체가 큰 의미를 있는 날만 제외한다면...
정부가 최근 ‘역동경제 로드맵’을 발표했다. 배당확대, 상속세 개편 등 다양한 내용이 담겼지만, 역시 필자도 월급쟁이인지라 요일제 공휴일 도입에 눈이 갔다. 물론 역동경제를 논하면서 공휴일 제도가 포함된 것이 다소 쌩뚱맞긴 했지만, 내수와 서비스업 측면에서 긍정적이라하니 수긍되는 면도 있다.
그래서 한번 찾아봤다. 우리나라 근로자들은 1년에 얼마나 쉬는지. 먼저 토요일․일요일이 104일, 법정 공휴일 15일+근로자의 날, 법정 연차휴가 15일 이상을 더해 봤더니 135일 이상으로 나왔다. 여기에 각 기업마다 창립기념일, 노조창립일 등의 명분으로 쉬는 경우도 있으니 거의 140일 가까이 되는 듯 하다. 생각했던 것보다 쉬는 날이 많아서 깜짝 놀라긴 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위와 같이 쉬는 날을 계산해 본 건, 이번 기회에 제헌절, 어버이날 같은 날을 공휴일로 추가 지정해 보자고 써 볼 심산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공휴일이 다른 나라보다 공휴일이 많기도 하고, 추가적인 휴식일도 꽤 있어서 그 생각은 바로 접었다. 참고로 일본은 공휴일이 연간 16일, 미국 11일, 호주 12일, 영국 8일, 중국 11일이다.
여하튼 이번 기회에 요일제 공휴일 도입을 충분히 긍정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우선 일과 가족의 양립을 중시하는 최근의 문화를 고려했을 때 저출산 해소에도 긍정적이다. 사실 어느 정도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어야 아이도 낳고 키울 수 있다. 지금은 과거처럼 먹고 사는 자체를 걱정하는 시대는 아니다. 작더라도 가족끼리 행복하게 사는 것을 중요시 하는 요즘 쉬는 날 없이 매일 야근만 하는 상황이라면 아이는 언감생심일 수밖에 없다.
내수 경기 진작에 도움이 됨은 물론이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연휴로 여가시간이 생기면 약 6~7조원 가까운 내수 진작 효과가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물론 반대급부로 기업들의 생산비용 증가 부담이 있겠지만, 긍정적 효과가 더 클 것으로 본다. 다만 소비지출이 해외 관광 등으로 빠져나가는 것에 대한 대책은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다.
수치로 계산하긴 힘들지만, 근로자들의 안정적인 휴일 관리, 주중 업무 단절 최소화, 사기 진작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3년 전인 2021년에 다수의 공휴일이 토요일, 일요일과 겹쳤을 때 많은 직장인들이 달력보며 좌절했던 기억이 난다. 공휴일이 안정적으로 확보된다면 직장인들이 매년 초마다 달력을 보며 공휴일을 계산하는 불필요한 풍경이 사라질지도 모르겠다.
안정적인 산업통계 분석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진 공휴일의 배치 상황에 따라 조업일수가 차이나다보니 통계가 들쑥날쑥하는 경우들이 종종 있었다. 경우에 따라서는 불필요한 착시현상도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런 현상도 사라질 수 있다.
이처럼 최근의 일과 생활의 양립을 중요시하는 트렌드, 내수 경기 부진 등의 사정을 고려해 볼 때 공휴일 요일제는 분명 의미있는 일이다. 물론 3․1절이나 광복절처럼 날짜 자체가 큰 의미를 있는 날은 그대로 가야겠지만 말이다.
다만 이런 요일제 공휴일이 이번에 처음 나온 이슈는 아니다. 2011년 이명박 대통령, 2016년 박근혜 대통령 당시에도 공휴일 요일제를 검토했으나, 국민 정서 등을 이유로 무산된 바 있다. 이번엔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보다 설득력있는 논리와 소통으로 국민적 공감대를 얻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