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지게 말하는 사람’이 대접받는 시대 자기소개는 '첫인상'
가장 중요한 핵심은 군더더기 없이 모임의 성격과 취지에 맞추는것
김 원장은 한양교육대에서 교육심리학 석사를 취득한 뒤 EBS교육방송 기자, 충주MBC라디오방송·삼성화재 애니카 방송 진행자로 활동했다. 현재 스피치전문 강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다수의 공중파 방송에 출연해 말 잘 하는 기술을 전파하고 있다. -편집자 주-
벌써 2021년 한 해가 저물고 있다. 연말이 다가올수록 주말마다 각종 모임 스케줄로 일정표가 꽉 채워진다. 회사모임, 친교모임, 행사 등 참석하는 모임도 각양각색이다. 그런데 모임이 많아지는 만큼 신경써야 할 것이 생긴다. 바로 ‘말’이다. ‘한마디 하라고 하면 어떡하지?’ ‘자기소개 시키면 뭘 말해야 하나?’ 연말모임 때 나름 괜찮게 말을 하면 주변의 부러움도 받고 한 해 농사 잘 마무리한 느낌이 들지만, 그 반대의 경우, 나만 못한 것 같아 새해를 찝찝함으로 출발하기도 한다.
모임 때 꼭 넘어야할 산이 있다. 바로 ‘자기소개’다. ‘구차하게 뭐 이런 걸 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얼마 전 내게 스피치 코칭을 받는 한 CEO분이 OO클럽 모임에 참석했다고 한다. 진행을 하는 총무가 새 멤버도 들어왔으니 돌아가면서 자기소개를 하자고 제안을 했단다. 특공부대 출신인 자신의 이미지 자체가 자기소개인데, 굳이 말로 해야하나 싶었다고 했다. 말할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데, 첫 주자가 갑자기 코로나 시대를 들먹이며 장황하게 연설을 하더란다. 그러더니 그 다음 사람도 또 그 다음 사람도 자기소개가 아닌 강의를 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고 했다. 순서가 다가올수록 ‘나도 뭔가를 보여줘야 하나?’ 머리는 새하얘졌고 정리를 해주지 않는 총무가 원망스러웠다고. 말하는 사람들조차 자신이 무엇을 말하는지도 모른채 횡설수설하기 시작했고, 모임내내 각자 연설하다 끝났다고 하소연했다.
자기소개는 나의 첫인상이자 회사의 이미지다. ‘저 사람 참 말 잘하네’ 누구나 훌륭한 스피커를 꿈꾼다. 한때 토크콘서트나 세바시(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같은 다양한 강연 프로그램이 엄청난 인기를 누렸던 것도 이를 방증한다. 어딜가나 ‘멋지게 말하는 사람’이 대접받는 시대에 살다보니 더욱 말을 잘 하고 싶어진다.
신뢰감을 주는 자기소개를 위해서는 말이 깔끔하고 군더더기가 없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임의 취지에 맞는’ 자기소개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내 이름을 알리는 게 목적이라면 이름만 말하지 말고, 재치있게 에피소드를 넣어 말하는 것이 좋다. “저는 남쪽에서 사는 제일 순한여자 김순남입니다, 반갑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어리버리 이봉구에서 아너소사이어트 회원이 된 봉구봉구 이봉구입니다. 반갑습니다.” 이처럼 자신의 이름 앞에 간단한 스토리를 넣어 말한다면 훨씬 더 임팩트 있는 인상을 줄 수 있다.
비즈니스가 목적이라면, 자신의 하는 일을 어필하는 말이 들어가면 좋다. 특히 CEO들은 그 사람 자체가 걸어다니는 회사 이미지이기 때문에 더욱 신경써야 한다. 예를 들어 광고쪽 일을 하는 경우, “요즘같은 세상엔 자기PR이 너무 중요하지 않습니까? 나를 어떻게 알리느냐에 따라 명품대접, 짝퉁대접 받기도 하는데요, 저는 이렇게 여러분의 가치가 명품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광고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장황하지 않으면서도 깔끔하게 회사홍보도 하고 자신을 잘 알릴 수 있게 된다.
친교모임일 경우는, 업무에 대한 홍보보다는 소박하고 편안한 자기소개가 좋다. “안녕하세요~ 저는 예쁜 딸을 3명이나 둔 딸 부자 아빠, 홍길동입니다. 첫째가 사춘기에 접어들어서인지 요즘 통 말을 안하거나 잘 토라져서 걱정인데요, 여기 계신 분들께서 많은 조언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딸 부자시군요, 저도 딸아이 아빠입니다.” 자신을 겸손하게 표현할 수도 있고, 처음 만난 사람도 쉽게 다가갈 수 있어 모임의 분위기가 한껏 친밀해 질 수 있다.
어떤 모임에 가느냐에 따라 자기소개는 분명 달라져야 한다. 체면치레로 구구절절이 아닌 깔끔하고 취지에 걸맞는 명확한 자기소개로 여러분의 한 해 농사를 잘 마무리하시길 바란다. 앞으로도 다양한 내용의 칼럼을 통해 독자분들의 스피치에 대한 고민을 조금씩 덜어드릴 수 있길 바라며 이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