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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한의 글로벌스탠더드]2025년에도..."바보야, 문제는 경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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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한의 글로벌스탠더드]2025년에도..."바보야, 문제는 경제야!"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5.01.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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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박철한 한양대학교 경영대학 겸임교수

국내 시장 불안하게 보는 기업이든 개인이든 탈조선
문제 해결에는 시간이 걸리고 대화와 타협이 필수적이다
한국경제 일러스트 ⓒ연합뉴스
한국경제 일러스트 ⓒ연합뉴스

"It's the economy, stupid(바보야. 문제는 경제야.)." 이는 1992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당시 민주당의 빌 클린턴 후보가 내걸었던 선거 운동 문구이다. 클린턴 후보는 주요 고비 때마다 이 구호를 꺼내 들었고 당시 현직이던 공화당의 조지 H. W. 부시를 누르고 승리했다.

새해가 밝았다. 새해에 소망이 있다면 백이면 백이 아마도 건강과 경제적 성공을 빌었을 것이다. 물론, 이 2가지 외에 자녀의 결혼이라든가 대학 성공이라든가 다른 소원들도 많았겠지만, 건강과 경제적 성공을 뺀 다른 것만을 소원하는 경우는 아마도 없었을 것이다. 그만큼 건강과 경제적 성공은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하다. 이 세상 모든 것을 얻어도 건강을 잃으면 소용이 없고, 아무리 건강하여도 경제적으로 궁핍하다면 이만큼 불행한 것도 없다.

경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이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것이 미국의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주창한 4가지 자유이다. 루스벨트 대통령은 언론과 표현의 자유, 신앙의 자유, 결핍으로부터의 자유, 공포로부터의 자유 등 4가지를 강조했다. 사실 각각의 자유가 모두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지만, 그중에서도 아마 ‘결핍으로부터의 자유’에 대해 가장 많이 공감할 것이다. 걸인이 궁핍하지 않다면 구걸하여야 할 이유도 없으며, 구걸을 위해 다른 사람에게 굽신거리거나 하기 싫은 행위를 억지로 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기 때문에. 걸인이 아무리 스스로 구걸을 선택했다 하더라도 그것을 걸인의 자유의지로 해석할 수는 없을 것이다.

박철한 한양대학교 경영대학 겸임교수
박철한 한양대학교 경영대학 겸임교수

한편으로는 이런 말도 있다. “먹고사는 것이 문제가 될 때는 먹고사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문제가 안 되지만,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고 나면 먹고사는 것을 제외한 모든 것이 문제다.” 이는 역설적으로 경제가 어려울 때는 먹고사는 문제 외에는 눈에 들어오는 것이 없지만, 경제가 발전하고 나면, 먹고사는 것 외에 모든 것에 관심을 두기 때문에 그제야 주변의 문제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는 것을 말한다. 우리 사회는 산업화로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했고, 민주화로 먹고사는 것 외의 문제들을 해결해 왔다. 하지만 먹고사는 것 외의 모든 것이 문제이기에, 이 문제들을 모두 해결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리고 그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명확한 것도 없거니와, 한가지가 아닌 여러 문제에 걸쳐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기에 문제 해결에는 시간이 걸리고 대화와 타협이 필수적이다.

시간과 대화가 필요한 문제들을 일방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다 보니 사달이 났다. 연이은 탄핵으로 대행의 대행이 행정부를 지휘하고 주요 부처의 장이 정식으로 임명되지 않은 대행 체제로 운영되다 보니 현재 상태가 무정부상태와 같다는 평가가 있다. 높은 국민 의식으로 국가가 혼란 사태에까지 이르고 있지는 않지만, 외국에서 우리를 보는 눈은 불안하다. 환율은 달러당 1500원을 언제 넘어서느냐가 화두일 뿐, 모두 원화 가치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인은 국내 입국을 중단하고, 한국에 대한 여행 자제를 권고하는 국가가 늘었다. 각종 K 열풍으로 한국에 대한 매력도가 가장 최정점으로 치솟은 상황에서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뉴스는 전세계에 파급되면서 한국에 대한 불안감을 확산시켰다. 국내 시장을 불안하게 보는 사람들은 기업이든 개인이든 한국을 떠난다. 동학 개미는 이미 서학 개미로 변신했다. 다수가 미국으로 투자를 옮기는 바람에 국내 증권시장은 상승 모멘텀을 좀처럼 잡지 못하고 계속 침체다.

이쯤 되니, 클린턴 전 대통령을 국내로 초청해 정치인들을 앞에 두고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라고 소리쳐 달라고 호소하고 싶다. 아마도 할 수만 있다면 많은 국민이 그렇게 하기를 원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답답한 와중에 전남 무안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가 발생했다. 만일 이 사건마저도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면 우리 사회의 미래는 정말 없을 것이다.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179명의 명복을 빌며, 2025년 을사년은 모든 국민이 경제 회복의 한 마음으로 달려가는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한다.

 

*이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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